토마토Pick!
싸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바이엘 레버쿠젠이 120년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과거 차범근, 손흥민(토트넘)이 뛰어 한국에도 친근한 이 팀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강팀인데요. 마침내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꺾는데 성공했습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레버쿠젠의 우승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싸비 알론소, 창단 120년 만 첫 우승
싸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바이엘 04 레버쿠젠은 15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024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빅터 보니페이스, 그라니트 자카, 플로리안 비르츠의 연속골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29경기 무패(25승4무)로 승점 79를 달성한 레버쿠젠은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과의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리며 잔여 5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습니다. 이는 창단 120년 만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이자 1992~1993시즌 독일축구협회(DFB)-포칼(자국 컵 대회) 정상 이후 31년 만에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관련기사
'네버쿠젠' 영욕의 역사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강팀 중 하나이지만 단 한 차례도 리그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지금은 2부리그로 강등됐지만 한때 명문팀 샬케04도 리그 우승은 없었는데요. 다만 분데스리가 출범 전까지 합치면 마이스터샬레를 든 횟수가 7회나 됩니다. 그런데 레버쿠젠은 범위를 크게 넓혀보아도 전무합니다. 레버쿠젠은 1996~1997시즌, 1998~1999시즌, 1999~2000시즌, 2001~2002시즌, 2010~2011시즌 5회 준우승에 그치면서 절대 우승은 하지 못하는 구단이라는 네버쿠젠(Never+Leverkusen)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습니다.
레버쿠젠이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레버쿠젠 우승 공신 1순위는 의심의 여지없이 싸비 알론소 감독입니다. 하지만 감독만 잘한다고 해서 분데스리가 우승이 가능하진 않습니다. 레버쿠젠 우승 이유를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싸비 알론소 감독의 전술적 역량: 싸비 알론소 감독은 현대 축구 전술을 가장 잘 사용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선수 시절 라파엘 베니테스, 카를로 안첼로티, 주제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 등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는데요. 기본적인 3-4-2-1 포지션을 사용하면서 최전방부터 이어지는 강력한 압박, 공격 시 끊임없는 패스플레이 등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전술의 장점만을 흡수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체계적인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에게 포지션 자유도를 보장해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 예시로 공격수 빅터 보니페이스가 11골 8도움을 올렸지만 수비수인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이 각각 9골 12도움, 8골 7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한 선수에게 공격포인트가 몰리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성공한 이적 시장: 지난 2022년 10월 소방수로 투입된 싸비 알론소 감독은 레버쿠젠 부임 첫 해 강등권에 허덕이는 팀을 이끌고 시즌 6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이어 23/24 시즌 싸비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이스 무사 디아비를 떠나보냈지만 올시즌 팀의 핵심이 된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빅터 보니페이스, 요나스 호프만, 그라니트 자카 등을 영입했습니다. 또 요나단 타, 에드몽 탑소바 등 기존 자원을 잘 지켜냈습니다.
-뮌헨의 심각한 부진: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의 부진도 레버쿠젠의 우승을 거들었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독일 분데스리가는 18팀이 참가하고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하는 대회'라고 할 정도로 뮌헨의 강함은 익히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11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행보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는데요.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선수단과 불화를 일으켰고, 선수단 내부에서도 파벌이 형성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기력은 바닥을 찍었습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2위를 지키는데에 급급한 상황입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레버쿠젠
'무패 우승' 가능할까
올 시즌 레버쿠젠이 창단 120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역시 지금까지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공식전 43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에 무패 우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스페인에선 아틀레틱 빌바오(1929-1930), 레알 마드리드(1931-1932)가 달성했고 잉글랜드에서는 프레스턴 노스 엔드(1888-1889), 아스날(2003-2004)이 성공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AC 밀란(1991-1992), 유벤투스(2011-2012)가, 포르투갈에선 FC 포르투(2010-2011, 2012-2013)가 성공했는데요. 아직 독일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한 팀은 없습니다. 레버쿠젠이 남은 5경기에서 패하지 않고 무패 우승에 성공한다면 독일에서는 최초의 무패 우승이 됩니다. 또 현재 레버쿠젠은 리그 우승 뿐만 아니라 '미니 트레블'도 노리고 있는데요. 현재 DFB 포칼컵(리그컵) 결승 진출, 유로파 리그 4강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세를 몰아 우승컵을 추가로 더 수집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레버쿠젠의 또 다른 도전
21세기 최장 무패 기록 경신?
이외에도 레버쿠젠이 세울 수 있는 기록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미 레버쿠젠은 2023/24시즌 개막 후 29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2013/14시즌 펩 과르디올라의 뮌헨의 기록을 경신했는데요. 뮌헨은 2013/14시즌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개막 후 28경기 동안 무패를 유지했습니다. 또 레버쿠젠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유벤투스가 세운 21세기 최장 무패 기록을 깰 수도 있습니다. 당시 콘테 감독의 유벤투스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43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레버쿠젠은 19일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앞두고 있는데, 이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으면 21세기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다음 시즌도 함께하는 싸비 알론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활약 가능할까
레버쿠젠의 우승을 확정지은 뒤 싸비 알론소 감독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였는데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위르겐 클롭,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있는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에 강하게 연결됐습니다. 하지만 싸비 알론소 감독은 최소 다음 시즌까지는 레버쿠젠에 남기로 결정했는데요. 싸비 알론소 감독이 잔류를 선언하자 축구팬들은 그의 결정을 환영하며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까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번 싸비 알론소 감독의 활약이 일시적인 돌풍인지 아닌지를 다음 시즌 판가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싸비 알론소 감독이 다음 시즌도 활약할 수 있을까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