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온 이재명 후보의 대법원 판결을 지켜보며, '법원'이라는 조직이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판결의 내용이 아니라, 그 과정과 절차에 대한 문제 때문입니다. 판사들은 자신들을 각자 독립된 판단을 하는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겠지만, 국민은 1심이든, 2심 3심이든 하나의 조직 즉 법원이라는 '사법부'로 인식합니다. 같은 조직에서 세 번의 재판 결과가 이렇게 극에서 극으로 오가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은 이미 지난번 윤석열을 풀어주며 늘어놓았던 지귀연 판사의 황당한 논리에 한 차례 절망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판결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죄 취지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1,2,3심 판사들마저 180도 다른 판단을 내리는 판국이니, 법을 잘 모르는 국민들은 어떻겠느냐고 묻고 싶은 겁니다. 법원이 기준을 제시해 국민들이 이에 수긍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형국입니다. 과거엔 재판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면 길게는 몇 년씩 걸렸습니다. 이번엔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결론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예전과 달리 이런 '전광석화' 같은 재판을 왜 이재명 피고인에게 제1호로 적용했는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번처럼 신속하게 재판해서 법정 기한(3개월)을 넘기는 재판이 없어야 합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불가능하다는 걸 대법원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 국가에서 사법부만 유일하게 선거에 의해 선출되지 않는 권력입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권력 선출 과정에 개입하려 한 사례'는 두고두고 역사에 오점으로 남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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