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이틀째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새삼 그의 청렴한 생활과 절제된 태도, 약자와 동행했던 삶의 궤적들이 다시 조명 받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온 지구촌이 진심으로 슬퍼하는 건, 어쩌면 요즘 시대에 존경할 만한 어른, 참된 지도자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과의 인연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어른 김장하’ 선생의 삶이 다시 주목받았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스무 살이나 어린 후배 정치인에게 ‘왜 키높이 구두를 신고 다니냐’고 훈장질 하는 ‘꼰대’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의지하고 따를 만한 어른의 존재에 더 목이 마를 수밖에 없습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습니다. 당시 교황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란 리본을 4박5일 내내 달고 다녔습니다. 누군가 교황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정치적 중립을 위해 리본을 떼는 게 어떻겠느냐?”라고요. 교황은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났네요.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에는 ‘노란 리본’을 ‘정치적 편향’이라 여기는 이들이 여전히 건재합니다. 교황의 따끔했던 가르침을 새삼 새기게 됩니다. ‘큰 어른’이었던 교황의 선종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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