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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공식 종식(2023년 5월)된 지 약 1년6개월이 지났지만 최근 호흡기 질환이 동시다발로 터져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네 가지 이상의 호흡기 질환이 동시 유행하는 '쿼드데믹'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5일 토마토Pick에서는 대한민국을 덮친 다중 감염병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심각해지는 독감 현황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독감 의심환자 수는 인구 1000명 당 99.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주(73.9명)보다 35.0% 늘어난 수준으로 2016년(86.2명) 이후 역대 최고치인데요. 독감 유행이 일반적으로 봄철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 한동안 환자 증가세가 지속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습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고열을 동반한 인후통,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적인 증상과 기침, 가래, 콧물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최근 4주간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2024년 50주 차 46명, 51주 차 66명, 52주 차 111명, 2025년 1주 차 131명입니다.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입원환자도 올해 첫 주 578명에 이르면서 작년 같은 시기(431명) 대비 34.1% 높은 수준을 기록했죠. 주로 영유아에게 발생하며 심하면 폐렴과 발열을 비롯한 급성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중국발 HMPV(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 환자 수는 50주 차 82명, 51주 차 144명, 52주 차 180명, 2025년 1주 차 233명에 이른 상황입니다.
다중 감염병 창궐 원인
관계당국은 이같은 호흡기 질환이 창궐한 원인으로 △기온의 급격한 변화 △H1N1과 H3N2 두 가지 인플루엔자 유형의 동시 유행 △실내 활동 증가와 환기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한편 일부 과학자들은 ‘면역 부채’(Immunity Debt)라는 개념을 통해 현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항원 바이러스에 맞서 항체가 형성되는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인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완벽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국민들이 면역력을 확보할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입니다.☞관련기사
환자급증, 의료현장 혼란
호흡기 질환자의 숫자가 봄철까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환자 급증으로 병의원과 약국 현장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타미비어 해열진통제(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진해거담제(코대원포르테·시네츄라) 등이 품절 사태를 겪었으며 일부 약국에서는 재고 확보가 어려워 처방 조제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인데요. 약국 관계자들은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감기 관련 약재 재고가 충분했으나 연말부터 급증한 환자 수요로 약이 순식간에 동났다”며 “현재는 일부 치료제의 재고가 확보되고 있지만 약국 운영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또한 경기도 소재 병원 관계자는 "행여 치료를 못받아 독감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까봐 진료 시간 내에 환자를 다 못봐도 매일 밤까지 추가 근무를 할 정도"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쿼드데믹 예방법은?
이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손 위생과 개인위생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실내 환기, 적절한 습도로 공기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수 있는데요. 다만 이러한 예방수칙을 준수하더라도 고위험군 환자들의 중증 폐렴 진행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당국은 고령자, 임신부, 소아 등 노약자에 한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RSV 항체 주사는 고위험 영유아(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아동)의 RSV 폐렴 위험을 줄일 수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해 내년부터 접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중국발 바이러스인 HMPV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존재한 바이러스기 때문에 너무 우려할 시점은 아니라고 의료계는 짚었는데요.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상기도 호흡기에서 간혹 검출되는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코로나처럼 팬더믹으로 나아가려면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야 하고, 입원율과 사망률 또한 유의한 수준의 증가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관련기사한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인에게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감염 증세가 생기면 가족이나 주변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 스스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증상 발생 이틀 이내에 병의원에 가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인플루엔자 양성이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서 중증화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정부, 합동대책반 가동 중
정부는 독감 유행 정점이 1~2주 내에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과거 독감 유행이 보통 1월 초 방학 시점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인데요. 질병관리청은 2024년 12월부터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가동 중에 있으며 필요시 정부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입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기본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라며 "설 연휴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증상이 심할 경우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관련기사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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