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전 세계 약 76개국에서 약 42억명의 유권자가 투표하는 ‘슈퍼 선거의 해’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총선을 치른 가운데, 주요국들의 선거 열풍이 이어지고 있죠.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난 가운데 어떤 국가가 선거를 치렀고, 남은 선거는 무엇인지, 그리고 선거가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토마토Pick에서 중간 점검했습니다.
1월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는 7일 ‘슈퍼 선거의 해’ 첫 선거를 장식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정권의 극심한 야권과 언론 탄압이 팽배했으며 이로 인해 제1야당이 선거를 보이콧하기까지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 이와미연맹(AL)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대만 :대만은 13일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렀습니다. 여당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558만표를 득표해 총통에 당선됨으로써 정권을 지켰는데요. 다만 전임 차이잉원 후보가 817만표를 받은 것보다는 확연히 줄어든 수치입니다.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이 52석을 얻어 민진당(51석), 민중당(8석) 등을 제치고 제1당이 됐습니다.
-핀란드 :핀란드는 1월28일 1차 투표, 2월11일 결선투표를 진행하는 대선을 치렀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이래 첫 선거에서 중도 우파 여당인 국민연합당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후보는 51.6%의 득표율로 녹색당 페카 하비스토 전 외교장관(48.4%)을 꺾고 당선됐습니다.
2월
-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는 4일 대선을 치러 현직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가 84.65%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2015년 10만명당 105.2건이던 사망률을 2023년 2.4건으로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등 치적도 있지만, 구금 중 사망 및 고문, 영장 없는 가택수사, 편법 대선 출마 등 논란도 낳았습니다.
-인도네시아 :3선 대통령 조코 위도도가 연임제한으로 출마를 못하게 됐는데요. 14일 치러진 선거에서는 그 후계자격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조코위의 위세를 등에 업고 당선됐습니다. 다만 위도도 왕조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3월
-러시아 :러시아는 15~17일 3일간 대선을 치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통에 치러진 선거로, 당초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임이 높게 점쳐졌으며 실제로 87.28%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돼 이변은 없음을 입증했습니다.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는 3월23일 1차 투표를, 4월7일 결선투표를 치렀습니다. 두 차례 선거에서 친러 성향의 페테르 펠레그리니가 당선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대선은 31일로 예정됐으나 전시상황에 따른 계엄령이 발령되면서 선거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자연적으로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임기도 연장됐습니다.
-포르투갈 :10일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은 중도우파 야당 민주동맹이 1당에 등극했습니다. 또 극우 성향 셰가(CHEGA)가 50석을 차지하는 이변을 보였습니다. 여당인 사회당은 78석으로 2당에 그쳤습니다.
-튀르키예 :31일 치러진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지역구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20년여 만에 처음으로 패배했으며, 일각에서는 이 선거가 ‘종신 집권’을 노리던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기를 줬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4월
-대한민국 :우리나라 총선이 10일 치러졌습니다. 정부심판론이 팽배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175석(비례 더불어민주연합 14석) △국민의힘 108석(비례 18석) △조국혁신당 12석(비례 12석) △개혁신당 3석(비례 2석) △진보당 1석 △새로운미래 1석 등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인도 :인도는 4월19일~6월1일까지 선거를 치렀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치르는 선거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3연임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인도국민당(BJP)이 540석 중 370석을 얻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294석을 얻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6월
-유럽연합(EU) :EU는 6~9일 유럽의회 선거를 치렀습니다.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이 188석,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이 133석을 차지해 1, 2당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강경우파 성향의 유럽보수와개혁(ECR)이 83석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58석을 얻는 등 극우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프랑스 :프랑스는 6월30일과 7월7일 2차례에 걸쳐 총선을 치렀습니다. 1차 선거에서는 극우 국민연합(RN)의 압승으로 극우의 약진이 주목됐으나 7일 결선투표에서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이 182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이 168석, RN은 143석에 그쳤습니다. 어느 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정국이 예상됩니다.
-이란 :이란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 5월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선거를 일찍 치르게 됐습니다. 6월 1차 투표, 7월5일 결선투표를 진행했으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7월
-영국 :영국은 5일 찰스 3세 즉위 후 첫 선거를 치렀습니다. 노동당은 411석을 확보해 과반의석을 달성했으며 반대로 보수당은 121석 확보에 그쳐 약 100년여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이는 경기둔화와 고물가로 인한 민생고 증가, 불법 이민자 문제 등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정부 심판론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슈퍼 선거의 해 전반기
키워드는 ‘정권 심판’
전반기에 치러진 선거에서 상당수는 정권 심판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여당을 심판한 우리나라 총선이나 14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영국이 대표적입니다. 프랑스도 유럽의회 선거와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부침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국가의 극우정당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 러시아처럼 기존 정권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국가가 정권의 위기를 겪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나 영국처럼 보수정권이 패한 곳이 있는가 하면 유럽의회 선거처럼 극우세력이 약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이념이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는 건데요. 대신 정권교체나 여소야대 구도 등 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경기침체, 물가상승과 같은 위기를 겪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가자전쟁 등으로 전세계가 경기침체, 빈부격차 확대 등 유권자에게 직접 타격이 되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투표로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 대선은 11월
남은 주요 선거는
이제 반 바퀴 돈 만큼 아직 여러 선거가 남았습니다. 특히 아프리카가 주목되는데요. 알제리(9월), 모잠비크·튀니지(10월), 가나·남수단(12월) 등 여러 국가들이 주로 하반기에 선거를 치릅니다. 그 외에도 루마니아가 9월 대선, 12월 총선을 치르며 스리랑카도 대선이 10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11월5일 미국 대선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리매치가 예정돼 있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의 선거인 만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슈퍼선거의 해’ 2024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이제 반 바퀴 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