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19일 시작하는 인도 총선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타공인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부터 온갖 거창한 수식어가 달라붙는 양상인데요. 그렇다면 인도의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는 것일까요? 선거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토마토Pick은 인도의 정국을 살펴봤습니다.
유권자 10억, 6주간 진행
인도 총선 어떻게 치르나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16일 기준 14억4171만명인데요. 중국을 제치고 세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그 결과 등록 유권자는 약 9억7000만명. “등록된 유권자는 몇 개 대륙의 유권자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는 라지브 쿠마르 인도 선거관리위원장의 말은 허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인도 선거는 어떻게 치러질까요?
-선출 의원 및 임기 :선출 연방하원은 543명, 임기는 5년입니다.
-선거 기간 :이번 인도 총선은 19일부터 44일에 걸쳐 진행됩니다. 총 7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각각 4월19일, 4월26일, 5월7일, 5월13일, 5월20일, 5월25일, 6월1일 전국 지역구에서 순차적으로 치러집니다.
-투표소 :전국 28개 주와 8개 연방 직할지에서 실시되며 총 105만개 투표소에서 전자투표기(EVM)를 통해 진행됩니다. 19일에 102개 선거구에서 1단계 투표가 이뤄지며 2단계 89개 선거구, 3단계 94개 선거구, 4단계 96개 선거구, 5단계 49개 선거구, 6·7단계 57개 선거구에서 치러집니다.
-개표 및 발표 일자 :6월4일
-정당 상징 :인도에서는 글자를 몰라도 정당 상징만 보고도 투표할 수 있도록 정당의 상징을 그림으로 그려 나타냅니다. 다른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이 전통이 이어지는데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연꽃,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손바닥이 상징입니다.
결과 정해진 게임?
벌써 ‘모디 연임 유력’
19일 선거가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인도 내외에서는 벌써부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3연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인도 방송사 인디아TV와 여론조사업체 CNX가 지난 3월 한 달간 인도 유권자 18만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디 총리와 여당 연합인 국민민주연합(NDA)이 543석 중 39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BJP 단독으로도 342석 확보가 전망돼 이변이 없는 한 여당의 압승이 예상됩니다. 반면 야권은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인데요. 야권이 부침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디 총리의 인기 :모디 총리는 경제상황 등 여러 방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치우침 등 논란도 있지만 그 이상의 큰 인기를 누리면서 야권과 격차를 벌렸습니다.
-야권 연합 실패 :야권은 지난해 7월 여권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국가발전통합연맹(INDIA)을 결성했습니다. 그러나 정당들이 주도권 경쟁을 하거나 파벌싸움을 벌였습니다. 연합체가 여권 견제 기능을 상실했고 이는 오히려 모디 총리 독주의 발판이 됐습니다.
네루와 어깨 나란히
모디, 인기 비결은 경제
모디 총리가 세간의 평가대로 3연임에 성공할 경우 그는 3연임, 3연속 다수당이라는 기록을 쌓게 됩니다. 그야말로 인도의 ‘국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금자탑을 쌓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기 비결은 확실한 경제 성장입니다. 인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19~2020년을 제외하면 모디 정부 집권기인 2014년 이후 줄곧 7%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양회에서 GDP 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잡은 점을 감안하면 인도의 성장률이 얼마나 높은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인도는 지난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국제적 위상도 상승했습니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한 것입니다. 그럼 모디 정부는 어떻게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인도의 ‘퀸텀 점프’ 성공 배경에는 ‘모디노믹스’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인도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었고, 그 결과 인도에 대한 FDI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7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모디 정권 집권 이전의 평균이 300억 달러 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해외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대신한 ‘세계의 공장’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과 맞아떨어진 모디 정부의 정책은 인도 경제성장의 발판이 됐습니다.
‘압도적 지지세’ 모디
문제는 종교·경제 불평등
이러한 지지세를 바탕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모디 총리에게도 우려는 남아있는데요. 인기와 경제성장의 이면에 남은 산적한 문제들입니다. 모디 총리와 여당의 완전무결한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후술할 문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경제적 불평등 :인도의 경제불평등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수준인데요. 세계불평등연구소(WIL)에 따르면 인도는 상위 1% 부유층이 인도 전체 자산의 40%가 넘는 부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디 집권기에 인도의 억만장자는 3배 증가했지만, 1인당 국민소득(2342달러)은 방글라데시(2362달러)나 스리랑카(3699달러)보다 적은 수준입니다. 모디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1인당 국민소득을 현재의 약 8배인 1만8000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힌두 민족주의 :모디 총리는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서는 이슬람과 힌두교가 충돌해 2000명이 사망한 바 있는데요. 모디 총리는 이곳에서 진행하는 새 힌두교 사원 축성식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힌디어를 모어로 쓰는 국민이 전체의 44%뿐임에도 힌디어를 국어로 지정하려 하기도 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박해받다 인도로 피난 온 소수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시민권법을 시행했는데, 그 대상에서 무슬림은 제외해 무슬림 차별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언론 차단 :모디 총리의 언론과 야당 탄압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의 세계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인도의 순위는 180개국 중 161위에 그칩니다. 5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여러 차례 인터넷이 차단된 국가라고 조사되기도 하는 등 언론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야권 탄압 :인도 야권은 모디 총리가 연방 기관을 통해 야당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도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주총리가 부패 혐의로, 헤만트 소렌 자르칸드주 주총리가 공공부지 불법 매각 혐의로 체포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야권은 이에 반발해 집회를 열었으며 미국 국무부와 독일 외교부도 투명한 사법절차가 이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모디 총리는 “대법원에서 보석조차 허가하지 않는 부패자들”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