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로 국민의힘 지지율에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황상무 전 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논란, 여기에 폭등하는 물가, 대파 가격 논란, 윤석열과 한동훈의 갈등 등이 겹쳐졌는데요.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고 부족으로 실현 가능성도 없는 조단위의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며 '양치기 윤석열'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리스크'의 부상으로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궤멸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는데요. 윤석열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이 지난 총선과 비슷한 180석 이상의 의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은폐 의혹이 탄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스스로 탄핵의 길을 걷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현 상황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수도권 민심 '박살'
'런종섭-황상무 회칼 발언' 자살골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측에서 공천 파동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국힘 측이 조심스럽게 총선 승리를 기대했지만, '런종섭-황상무 회칼 발언'에 대통령실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수도권 민심이 완전히 180도 급반전하면서 그야말로 박살났습니다. 최근 3주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힘이 서울에서 최대 15∼17%포인트,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줄곧 민주당에 밀렸는데요. 전 국방장관인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도피성 출국 논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테러’ 발언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런종섭 사태'
지지율 박살날 수밖에 없는 이유
황상무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은 그의 사퇴로 어느 정도 수습이 된 모양새입니다만, 이종섭 주호주 대사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 대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판단은 국민의힘에 있어서는 완전한 패착인데요. 이 대사와 연관된 사건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의 뇌관인 '군인'과 관련됐기 때문입니다. 이 대사는 전 국방장관으로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23 한반도 폭우 사태 당시 한 군인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허망하게 생명을 잃으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는데요. 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지만 정부가 이 대사를 보호하려는 모양새를 취하자 군인과 관련된 유권자들이 실망하고 있는겁니다. 20대 여성을 제외하고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대부분 유권자가 군인과 관계가 있습니다. 현역 군인들의 분노는 당연하며, 군인들의 부모-형제-친구들 역시 이 사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애초 20대 여성 중 윤석열 대통령 지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결국 '런종섭 사태'는 거의 모든 유권자층의 분노를 유발했다는 분석입니다.
국힘당, 또다시 '뒷북 위기감'
'윤석열-한동훈 갈등 2R' 시작
윤석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결국 국민의힘 지도부와 충돌을 일으켰습니다.이른바 '윤-한 갈등 2R'가 시작됐는데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황상무-이종섭 사퇴'를 외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들을 보호하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황상무 시민수석의 경우 자진사임하며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지만,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일시 귀국했습니다만 공수처 수사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합니다. 국힘당은 이 대사의 귀국 자체로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거란 착각에 빠져있는데요. 사실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 수사는 시작에 불과한데 아직 이 마저도 시작조차 못한 상태입니다. 즉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킨 해병대원 사망사건 은폐의혹은 규명된 게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또다른 지지율 하락 치명타
물가 잡기 실패와 ‘대파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은 또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더불어 각종 글로벌 악재 등으로 전세계가 고물가에 신음하는 상황임을 감안해도 국내 식료품 물가가 상상초월입니다. 특히 사과는 지난 2월 가격이 무려 71%나 상승하면서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 하나로마트에 방문해서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했습니다. 그야말로 최근 윤 대통령은 매일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는데요. 서울 어디에도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파는 곳은 없습니다. 당시 대파 도매 가격은 3300원, 대형마트 권장 판매가는 4250원이었고 최고가 7300원에 판매되는 곳도 있었습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정부 물가안정 지원금이 더해져 진행하는 할인 행사로 대통령 방문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그저 대통령한테 잘보이기 위한 쑈를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대파쇼'는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은 전형적인 '간신의 행보'로 결말이 났습니다.
세수 줄었는데 돈은 어디서?
현실성 없는 '선심성 정책' 남발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면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각종 감세 정책으로 지난해 56조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난 가운데 올해도 세수 부족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4일부터 3월 14일 전남까지 현재 스무 번의 민생토론회를 열면서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필요한 정책들만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은 "지난 5일까지 진행된 17차례 민생토론회에서 총 925조원에 달하는 퍼주기 약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관해 대통령실은 "중앙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10% 정도"라며 "야당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행보는 분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건전재정을 외쳤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윤석열식 포퓰리즘 정책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입니다. 그야말로 돈퍼주겠다고 하면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스스로 '탄핵의 길' 걷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이번 '이종섭-황상무' 사태에 대해 대통령실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야권 뿐만 아니라 여당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는 여론조사도 심심찮게 나왔지만 지금은 모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국혁신당이 예상외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당 일각에선 범야권이 200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실제 탄핵도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애써 무시한채 포퓰리즘 정책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총선은 정부심판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더 중요한 판”이라며 “지지기반이 취약하면 정책으로 아무리 열심히 점수를 벌어도 작은 정무적 악재로 금방 다 깎아먹기 마련이다"라며 용산리스크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현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분석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망하게 하려는 '이중첩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입니다. 세간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 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비아냥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국힘당의 총선 참패가 확실해보입니다. 그 후 윤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건 레임덕에 걸린 식물대통령, 나아가 탄핵 위기로 몰리는 대통령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8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