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방문해 사과하면서 선수간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어른다운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양새인데요. 뿐만 아니라 쇄신 의지도 안보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축구의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매듭은 정몽규 회장 퇴진입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현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이강인, 손흥민 방문해 사과
손흥민 “강인이 용서해달라”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을 직접 방문해 사과했습니다. 또한 다른 대표팀 동료 선수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과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이강인은 지난 21일 SNS에 “런던으로 가 손흥민 형에 사죄했다"며 "다른 선배들에게도 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손흥민도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며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선수간 갈등은 이제 봉합된 모양새입니다.
여전히 정신 못차린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선임도 잡음
하지만 축구협회는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클린스만 사태의 핵심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낙하산 인사’가 원인이었음에도 정 회장의 사퇴는 슬그머니 뭉개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기 대표팀 감독을 결정하는 전력강화위원장 선임 과정에서도 또다시 잡음이 나왔는데요. 클린스만과 마찬가지로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한 절차나 과정 없이 이미 낙점해놓고 발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난 13일 클린스만 경질 관련 임원회의에서 이석재 대한축구협회 수석부회장은 "정해성 같은 분이 전력강화위원장으로 가고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면 문제없을 것"이라며 정해성을 콕 집었는데요.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왜 후보군을 추려 선임하는 시늉을 한건지 의문이 드는데요. 이대로라면 차기 대표팀 감독도 국내파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쇄신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행보입니다.
"2월 안에 감독 선임"
정해성, 제 2의 뮐러 되나
정몽규 회장의 '톱다운' 방식이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안에 국내 지도자를 후임 감독으로 선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계자는 "2월 안으로 감독대행이 아닌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며 "차기 감독은 대표팀 내홍을 수습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국내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상적인 선임 절차라면 제대로 된 1차 후보군을 추리는것만 3월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데요. 이미 차기 감독이 내정돼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자체도 문제가 있는 인사입니다.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어떠한 배경으로 중책을 맡겼는지에 설명이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정 회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승부조작 사범 등 축구인 사면 논란 당시에도 정 위원장은 침묵을 지킨 바 있는데요.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진행될 경우 정 위원장이 제대로 막을 수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팀 원팀 걸림돌 정몽규
사퇴 여론은 여전히 강력
아시안컵 이후 축구협회는 그저 감독탓, 선수탓 뿐입니다. 정몽규 회장을 위시한 지도부는 책임 면피를 위해 손흥민-이강인 내분설을 이례적으로 인정했는가 하면, 클린스만 선임 과정에서 '프로세스'에 맞게 진행했다는 아무도 믿지 못할 말을 내뱉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수 관리와 감독 선임 모두 축구협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또 그 책임의 최종인사는 정몽규 회장 본인과 그 지도부입니다. 이강인은 손흥민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다른 선배들에게도 전화를 돌리며 '원팀' 회복을 위한 움직임은 시작됐습니다. 이제 정 회장이 마무리지을 차례라는 지적입니다. 대표팀 정상화를 위한 최대 과제는 정 회장을 얼마나 빨리 내보내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차기 축구 대표팀 감독
일단 국내 출신 유력
한편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일단 다음달 21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태국과의 2연전이 예정돼 있어 그 일정에 맞춘 감독 선임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임시 감독'으로 3월 A매치를 치르고 6월까지 정식 후임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일단 대다수 여론의 경우 국내파 감독 선임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과거 신태용, 홍명보같은 국내파 감독들이 축구협회의 방패막이로 전락해 커리어에 타격을 받은 전적이 있고, 후보군들 역시 현직 K리그 감독들이 대부분이라 K리그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출신 감독 후보군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김기동(FC서울 감독): 현 K리그 최강의 전술가로 평가받으며, 재정난을 겪고 있는 포항을 2위로 이끌고 FA컵 우승까지 이끌었다가 올 시즌 FC서울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새 팀에서 맞는 첫 시즌인만큼 사실상 대표팀 감독 취임은 어렵습니다.
-김학범(제주 유나이티드 FC 감독):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성공적인 감독 생활 후 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 FC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신태용(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냈습니다. 한국 대표팀 감독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4년 간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월드컵이 2년 가량 남았기에 이번 대표팀 감독 취임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효(광주 FC 감독): 약체 광주FC를 지난 시즌 3위까지 끌어올린 명장입니다. 뛰어난 전술 역량과 카리스마가 두드러지는 감독입니다. 아직 대표팀 감독과 관련한 발언은 없습니다.
-홍명보(울산HD FC 감독): 울산의 2연패를 이끈 명장으로 가장 유력한 대표팀 감독 후보입니다. 다만 본인이 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황선홍(U-23 대표팀 감독):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항서(무소속):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국제대회서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에 취임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최근 표명했습니다.
-최용수(무소속): 약체 강원FC를 이끌고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습니다. 다만 말년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경질됐고 그 이후 소속팀이 없습니다.
해외 감독 선임, 사실상 불가능
그럼에도 여전한 관심
클린스만에게 지급해야할 위약금 문제로 해외 감독 선임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여러 외국인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심을 보인 감독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티브 브루스(무소속): 잉글랜드 팀을 감독해 좋은 성과를 거둔 적이 있습니다. 다만 전술이 트렌드에 매우 뒤쳐져 있어 팬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프랑크 더부르(무소속): 아약스를 이끌고 리그 4연패를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최근 커리어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필립 코쿠(무소속): PSV아인트호벤에서는 좋은 리그 성적을 거뒀지만 그 이후 팀에서는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베르트 판마르베이크(무소속):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그 이후는 커리어가 좋지 못했습니다. 과거 재택근무를 선호해 한국대표팀 감독 선임이 유력했음에도 불발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