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를 잡아라"…증권사들, CFD 거래기준 완화


유진·하나금투, 증거금률 하향…당국 "투자 불확실성 여전" 경고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8-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증권업계가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투자자를 위해 증거금률과 자격 조건 등을 완화하고 나섰다. CFD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문투자자격이 있는 이른바 '슈퍼개미'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초고위험 투자상품의 손실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부터 CFD거래에 필요한 선급금인 위탁증거금률을 100%에서 80% 수준으로 낮췄다. 투자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CFD는 투자자가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 매수 금액과 매도 금액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최소 10%에서 100%에 이르는 증거금으로 최대 10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증거금률이 10%라면 주당 5만원인 삼성전자 주식을 CFD 계좌로 주문시 5000원의 증거금만으로 삼성전자 1주에 투자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주식 없이 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매도 기능을 제공하며 주가 하락 구간에서 헤지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9월15일까지 6개월 간 공매도 금지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만기 없이 사실상 롱쇼트(차입·공매도) 모두 가능한 셈이다.
 
개인전문투자자의 자격요건이 완화되면서 슈퍼개미를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실제 지난 2016년 교보증권이 CFD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이후 작년 하반기부터 DB금융투자와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가 관련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도 CFD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거래대금도 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증권사들의 월평균 CFD거래대금은 전년대비 73.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편의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증거금률을 기존 100%에서 80%로 완화했다"며 "CFD서비스를 제공 중인 여타 증권사의 경우 약 70~80% 수준의 증거금을 매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6개월 간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리스크를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CFD계좌설정약관을 개정해 투자 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3일부터 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을 획득한 법인은 신용등급이 BBB- 미만인(무등급 포함) 경우에도 계좌개설이 가능해진다. 현재 하나금융투자에서는 개인 신용등급 6등급 이내와 법인BBB- 이내인 투자자만 국내 주식 CFD거래가 가능하다.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추가증거금은 계좌증거금률이 80% 미만으로 하락한 경우로 변경된다. 기존 추가증거금 발생 기준은 계좌증거금률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적용됐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IB들도 연내 CFD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CFD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삼성증권 또한 "연내 CFD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재확산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로 파생상품의 손실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6월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고, 저금리로 수익추구 현상이 심화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작년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이후 일부 증권사들이 CFD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생상품은 레버리지 거래의 특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관련 상품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KB증권은 서비스 오픈을 미루기도 했다. KB증권은 당초 상반기 중 CFD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현재 정확한 출시 일정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KB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레버리지 상품인 CFD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를 내부적으로 상세히 검토하고 있다”며 “시스템의 안정성과 운영체계 검토와 투자자들의 사용성 측면을 조금 더 보완하기 위해 출시 계획을 조금 미뤄 놓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산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서비스 제공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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