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수익률 3분의 1토막


반년새 잔고는 60% '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7-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올 들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수익률이 3분의 1 토막이 났지만 3조원에 가까운 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규제까지 겹치면서 유망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발행어음 잔고는 작년 12월 말 4조3404억원에서 6월 말 6조9907억원까지 61% 증가했다. 계좌수는 46만9676개에서 97만5910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수익률은 크게 줄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1일을 포함, 올 들어 발행어음 수익률을 4차례 인하했다. 수시물은 올초 1.30%에서 0.45%까지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2~90일물도 1.30%에서 0.45%로, 1년물은 1.70%에서 1.00%로, 적립형은 2.50%에서 2.00%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의 수시물과 61~90일물은 0.55%, 1년물은 1.20%, 적립식은 2.20%다.
 
기준금리 0%대 초저금리 시대에 증권사들이 짧은 시간 고금리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부동산 투자도 어려워지면서 업계는 속속 금리를 낮추는 추세다.
 
그럼에도 단기 자금으로의 유입은 가속화되고 있다. 수익률이 높았던 지난해보다도 잔고와 계좌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발행어음 수시물 수익률은 1% 후반대, 적립식은 3%대였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흘러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로 금융상품 수익률은 부진하며 부동산은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금융상품에 장기 투자해 수익률을 챙기기보단 단기 상품에 잠시 두고 이를 주식에 투자하는 등 증시 대기자금으로 쓰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돈을 넣어야 하고 쉽게 뺄 수 없는 정기 예·적금과 달리 발행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 CMA 계좌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거나 1년 이내 단기 상품이기 때문에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지닌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수익률 부진으로, 사모펀드는 일련의 환매 중단 사태로 신뢰도가 떨어져 신규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며 "펀드 부진도 넘치는 유동성을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하게 한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실제로 공모펀드가 부진한 가운데도 단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만은 12월 말 74조513억원에서 6월 말 107조7543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앞으로도 글로벌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경기 활성화가 지연되면 단기 자금으로의 자금 흐름을 지속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금리인데다 부동산 진입도 쉽지 않고, 주식도 저점 대비 올라서 당분간은 대기성 상품으로의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가 돌아선다는 확신이 있어야 위험자산쪽으로의 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대기자금 시장에 큰 돈이 오래 묶여있으면 그만큼 활용이 안되는 것이고 경제 선순환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올 들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수익률이 3분의 1 토막이 났지만 3조원에 가까운 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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