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하반기 변동성 확대 예상되지만 그래도 ‘주식’


미·중 위주 자산배분, 반도체·전기차·5G·바이오 집중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7-14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돈이 갈 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은행에 넣어두기엔 이자가 거의 없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한창 뜨거운 언택트(untact) 종목들은 너무 비싸고 부담이 덜한 구경제 종목들은 활력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성장주를 찾아 미국 주식으로 갈아타자니 저명한 구루들까지 나서 버블을 경고하고 있어 부담된다. 부동산은 정부의 서슬 퍼런 엄포에 엄두가 안 난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예측 가능한 미래가 있던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는 마당에 하반기 나의 재테크는 무사할 수 있을까? 버블 걱정 안 하고 투자해도 괜찮을까?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자산관리(WM) 전문가들에게 올 하반기 자산 배분에 관해 취재한 결과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엔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도리어 불확실성 때문에 성장성 높은 곳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유동성 급증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반영, 금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미국 대선, 자산시장에 큰 영향
 
첫 번째 질문은 하반기 자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요인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여섯 전문가들의 답은 거의 겹쳤다. 코로나19와 미국 대선이다. 
 
현재 전 세계 실물경제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 코로나19인 만큼 바이러스의 확산과 치료제 개발 여부가 자산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답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조영환 신한금융투자 산본지점 부지점장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아직 잡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가 먼저 달려 나간 점을 지적했다. 조 부지점장은 “실물지표의 부진과 금융(주가 랠리)의 갭 때문에 당분간 앞서간 금융이 속도를 줄여 실물이 뒤따라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현실 때문에 미국 경제의 수장을 뽑는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도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 AP/뉴시스>
 
석재은 미래에셋대우 마포WM 선임매니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어 증시 등 금융시장이 불확실성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 매니저는 “전통적으로 대선 사이클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경험이 있어 대선 이슈가 하반기 자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 전망”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주도주이거나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이 정치 리스크에 민감했었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영업팀장은 여기에 3분기 실적이 증시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탰다. 
 
하반기 유망한 자산은 미국·중국 주식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하반기 가장 유망할 것으로 꼽은 자산은 주식이었다. 미국을 우선순위에 두고 중국주식을 놀려가는 형태가 될 것 같다. 그러나 한국 주식을 추천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지속적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추천했다. 유 팀장은 “미국의 경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서 파생된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견인할 것이고,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단기 변동성이 작용할 수 있지만, 점차 경기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우리 증시는 코스피 기준 2200포인트부터는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주식을 꼽았다. 
 
미래에셋대우 석 매니저는 “펀더멘털과 위기 대응력을 감안할 때 유럽이나 신흥국보다는 미국과 중국을 선호한다”면서도 “지속적인 금리 하락과 초저금리로 채권은 더이상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되지 못한다”며 편 부부장과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 정 팀장은 중국주식을 하반기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여기에 금을 함께 언급했다. 김택수 하나금융투자 목동지점 PB부장은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함께 금 현물과 금 펀드를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 조 부지점장은 실질 저금리 수혜와 불확실성을 헤지하는 차원에서 또 중장기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며 금을 유망한 자산에 올렸다. 
 
또한 NH투자증권 편 부부장과 신한금융투자 조 부지점장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SMCCF(세컨더리마켓 기업신용기구)를 세워 회사채를 매입, 그 수혜를 받고 있다. 조 부지점장은 기축통화 채권으로 국채보다 추가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IT·바이오 등 성장주 관심 변함없어
 
하반기 투자 유망한 자산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성장주로 모였다. 최근 주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강세의 대표 사례로 떠오른 테슬라의 주가차트. <출처: 미래에셋대우>
 
주식 중에서는 무엇이 유망한지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역시나 구경제는 없고 IT와 바이오, 2차전지 등으로 집중됐다. 
 
신한금융투자 조 부지점장은 빅테크(Big tech)와 바이오주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이 재무제표와 퀄리티 종목에 대한 집착이 지속될 것이라며 성장업종 내에서 경쟁 우위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가진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 석 매니저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 중이어서 하반기에는 실적에 따라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미래를 위한 성장투자, 혁신투자가 계속 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주요 테크 기업과 투자사이클이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와 5G 섹터, 전기차(EV)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관련주를 추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주, 항공주 등 전통주들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지만 나중에 오를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바구니에 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바이오·제약, 5G, 언택트 수혜주를,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등 IT섹터를 일순위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IT, 2차전지와 함께 자동차를 추천해 유일하게 구경제 업종을 포함시켰다. 
 
삼성증권은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주도주 중 기술주인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를 추천했다. 유 팀장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은 달러화 약세(리플레이션)를 만들어 이것이 글로벌 수요 확대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해외 매출 비중이 큰 IT 업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포트도 IT주식 쏠림
 
자산배분은 자산가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자산배분이다. 누구나 가입 가능한 퇴직연금(IRP) 포트폴리오를 통해 하반기 자산배분의 힌트를 얻어 보자. 
 
단, 퇴직연금은 위험자산 비중을 최고 70%까지 배분할 수 있다. 아래 증권사들이 말하는 포트폴리오는 그 70%에 국한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IT 비중이 높은 아시아성장주펀드에 30%, 글로벌컨슈머펀드에 20%, 미국 대표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국내 기술주 ETF에 각각 10%, 나머지 30%는 글로벌 우량채권 펀드로 채웠다. 
 
NH투자증권 편 부부장은 고수익 28%, 중수익 39%, 안정수익 33%로 배분한 뒤 각 자산을 2~4개의 펀드로 채웠다. 고수익 자산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9%, AB미국그로스 7%,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펀드 5%, 한화글로벌리츠펀드 4%, 미래에셋로저스Commodity인덱스펀드 3%로 구성됐다. 중수익은 삼성누거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펀드 7%,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 19%, 삼성달러표시단기채권펀드 13%다. 안정수익 자산은 NH-Amundi 10년국채인덱스펀드 23%와 NH-Amundi Allset MMF 10%로 돼 있다. 
 
신한금융투자 조 부지점장은 퀄리티 자산을 강조하며 주식형펀드 투자로 국내인덱스펀드에 20%, AB미국그로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등 해외펀드에 80%를 배분했다. 금리형 상품으로는 신한BNP베스트크레딧단기,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펀드를, 대체투자로는 신한BNPP글로벌밸런스 EMP펀드를 추천했다. 
 
삼성증권 유 팀장은 IT, 헬스케어 등 성장섹터에 투자하는 펀드에 70%를, ETF와 대안자산에 각각 15%를 배분했다. 
 
하나금융투자 김 부장은 헬스케어, 맥쿼리인프라, TIGER소프트웨어 ETF로 단순하게 나눴다. 한국투자증권 정 팀장도 KODEX CHINA H, TIGER 차이나 CSI300, KODEX반도체 등 3개 ETF로 투자대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출렁일 때 매수하되 미중 분쟁격화 조심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1월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AP/뉴시스)
 
삼성증권 유 팀장은 “각국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재정정책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으며 경제활동이 재개돼 시장의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정 팀장은 실물경기와의 괴리로 인해 증시가 출렁일 수 있어도 조정을 매수기회로 보되,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9월 이후에는 주식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김 부장은 자금이 단기 모멘텀에 따라 코로나19 및 언텍트 수혜주, ‘소·부·장’ 관련주, 2차전지 등으로 빠르게 순환매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석 매니저도 NAVER의 시가총액이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시총을 넘어선 사실을 지적하며 새로운 변화로의 확장에 접근하면서 자산배분에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 편 부부장은 최근 시장의 상승세가 압축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본인의 자산이 늘지 않는 것에 불안한 사람들이 많다며 전문가와 상담해 리밸런싱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가나다순)
김택수 하나금융투자 목동지점 PB부장
석재은 미래에셋대우 마포WM 선임매니저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영업팀장
조영환 신한금융투자 산본지점 부지점장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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