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총장 지휘권 이미 상실"…뒤늦게 공식 입장 발표(종합)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는 상황"…추미애 지휘 일주일 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7-09 오전 11:45:1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내려진 수사 지휘에 대해 대검찰청이 9일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됐다"면서 뒤늦게 공식 입장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수사를 지휘한 지 일주일 만이다. 
 
대검은 이날 "수사 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 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란 상태가 발생한다"며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된 것"이란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가 됐다"며 "결과적으로 장관 처분에 따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장관이 수사를 지휘한 2일부터 이미 윤석열 총장의 지휘·감독 없이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수사를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검은 이러한 내용을 이날에서야 서울중앙지검에 통보했다.
 
그러면서 대검은 "총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 배제를 당하고, 수사 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면서 추 장관의 지휘가 부당하다는 것을 완곡히 표현했다. 대검은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다"며 "어제(8일)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의 입장에 대해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일축했다.
 
대검의 독립수사본부 제안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는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다"며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추 장관은 2일 윤 총장의 결정으로 소집이 예정된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윤 총장에게 지휘했다.
 
그러면서 "본 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고도 지휘를 내렸다.  
 
이에 대검은 지난 3일 예정됐던 수사자문단을 소집하지 않았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독립적 수사권 부여에 대해서는 "현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사자문단 대신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 등이 참여한 검사장 회의가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는 '검찰총장은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 또는 부당하다', '본 건은 검찰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후에도 윤 총장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자 추 장관은 7일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최종적인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으므로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재차 지시를 내렸다. 
 
결국 추 장관은 8일 추 장관은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면서 윤 검찰총장에게 수사 지휘를 이행하라고 최종 통보했다. 
 
대검은 같은 날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고려해 채널A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 장관은 "총장의 건의 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윤 총장의 건의를 거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탄 차량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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