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던진 윤석열, 추 장관 '감찰' 가능성 여전(종합)


현재 수사팀 포함한 수사본부 구성 건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7-08 오후 4:29:4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에 대한 절충안을 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영) 수사팀을 유지하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아닌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지휘권을 넘긴 것이다. 사실상 특임검사를 임명하자는 건의로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반하는 결정이다.
 
대검찰청은 8일 오후 "검찰총장은 서울고검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고려해, 채널에이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탄 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총장의 이날 결정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검찰청법에 위반된다는 그동안의 판단에서 확실히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일단 윤 총장이 절충안을 내기는 했지만, 추 장관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문언대로'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절충안은 '현재 수사팀의 독립수사'라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 사항을 충족한다. 그러나 서울고검장에게 지휘권을 넘긴 것은 사실상 특임검사를 임명한 것과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전국 검사장들도 지난 3일 회의에서 같은 의견을 확인했다. 윤 총장으로서는 수사지휘를 '문언대로 이행할 수 없다'는 확실한 명분이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총장과 전국 검사장들은 지금 상황을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위법한 지시를 내려 권한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추 장관은 검찰청법 8조에 정한 수사지휘권에 총장의 수사지휘권 배제도 포함된다는 해석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날 메시지에서도 "검찰청법 제8조 규정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총장에 대한 사건 지휘 뿐만 아니라 지휘 배제를 포함하는 취지의 포괄적인 감독 권한도 장관에게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청법 8조에 대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아직 한번도 내려진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의 이날 절충안을 추 장관으로서는 '지시불이행'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가진 최종 권한인 감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하는 방안이 있지만 추 장관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그것은 추 장관 스타일이 아니다. 본인이 직접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당이 검찰청법상 수사지휘 불응을 법 위반으로 보고 윤 총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탄핵 대상인지 불분명한 데다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를 정치권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여론 비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게 되면 윤 총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초유의 사태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는 계속 되겠지만, 검찰 내부에서 이에 반발해 집단행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윤 총장은 윤 총장 대로 감찰결과를 기다렸다가 무효소송이나 권한쟁의 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명분을 갖게 된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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