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환거래 이익 2.3배↑…세계경제 불확실성 탓


4대 은행, 작년 1.2조원 순익…"지나친 파생거래 영업" 지적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4-06 오후 12:53:19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난해 주요 은행의 외환거래 관련 실적이 2배 이상 급증했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일각에선 위험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은행이 지나치게 파생거래(환거래) 업무에 집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각 은행이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외환거래 순이익은 1조250억원으로 전년 4433억원보다 2.31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거래 순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환자산·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익, 외화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결산시점 환율에 따라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부채가 덩달아 움직이면서 수익 또는 손실을 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외환거래를 통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4399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는 전년(2362억원) 대비 1.82배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순익이 3180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하나은행이 2282억원, 국민은행 389억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거래 순익에는 환전·송금·무역거래 수수료, 파생거래 손익 등을 반영한다"면서 "지난해 환율 변동성이 커 달러 등 환전거래가 증가한 데 따라 수익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이어지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한국과 일본의 갈등도 장기화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31일 원·달러 환율은 1113.5원(매매기준율 기준) 거래됐으나,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8월에는 1223.5원까지 환율이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 등 양국 간 분쟁 완화 기조가 보인 12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155원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선 은행들의 외환거래 업무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여행 증가, 달러예금 등으로 외화 관련 수수료 수입이 증가할 상황이나, 금융사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비대면 거래에 한해선 수입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파생거래와 관련한 수익이 이들 은행의 실적 증가분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상승이 지나치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거래와 관련해 유관부서가 많아 손익 이유에 대해 원인을 분명하게 찾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른 수익이 있지만 1년 새 수천억원 단위로 이익이 증가할 이유는 은행이 파생거래에 집중했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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