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정보공백 없다' 판단…"대화 나서라" 일본 압박 효과도


"7월 말까지는 '유지' 의견 다수"…우방간 안보협력 근거, 아베정부가 걷어찬 셈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22 오후 7:40:3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조건부 연장’ 가능성이 점쳐졌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청와대가 22일 종료키로 한 건 효용성과 우리 정부의 대화노력에 대한 일본의 대응 등을 다각도로 고려한 결과다. 청와대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북 정보·감시공백 우려는 사실상 없다고 봤다. 한미 연합자산과 한미일 3국 정보공유협정 등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은 아베 정부가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그간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 연장 효용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소미아의 전략적 가치 자체는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소미아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는 물론 내용상 실익도 중요하다”며 "(파기 여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도 그간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날 오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면담에서도 관련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비건 대표와의 면담 후 “국익에 합치하도록 판단을 잘 해서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비건 대표에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지난 9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당시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상당히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지소미아 연장에 무게를 실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도 7월 말까지는 ‘유지’ 의견이 다수였다. 그 쪽으로 가는 듯 했다”며 “과거사 문제가 있다고 해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지향하고 한일 안보협력을 유지한다는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한다는 기조였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장 종료 결정을 내린 이유를 청와대는 여러 가지로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한일관계 신뢰 상실과 안보상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에게 취한 경제보복 조치는 과거 역사문제를 현재의 경제보복 문제로 전환한 것이다. 일본은 아무런 설명없이 백색국가에서 우리를 제외했다”며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안보문제로 전이시킨 상황에서 지소미아의 효용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소미아가 우방 간 안보협력을 전제로 이뤄진다는 근거를 일본이 깨버렸다는 점도 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감한 군사정보를 상호 교환한다는 것은 안보우호국 간의 협력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년간 이런 기조 하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해왔다”며 “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별도 양자회담을 진행했지만 불과 35분 후 회담이 종료됐다. 강 장관은 회담 결과와 지소미아 연장문제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측은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우리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거부했고, 7월에도 특사를 두 번 파견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어제 외교장관 회담까지 어떠한 태도변화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한일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 배상하는) '1+1' 제안이 최종안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지소미아를 더이상 끌고 갈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특히 최근 들어 양측의 정보교류 대상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실무적인 측면의 효용성이 떨어졌다고도 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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