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떠났던 건설사들 호재에 복귀


예타 면제, 예산 확대 등 잇따라…현대건설 "SOC 비중 확대" 선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2-11 오후 3:35:3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사업성이 떨어져 토목사업을 멀리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연히 복귀를 밝히고 있다. 지속적인 수요 억제 정책에 주택사업 전망이 어두운 측면도 있지만 건설업계 관련 호재가 모두 SOC 사업에 집중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10일 ‘그레이트 컴퍼니’ 구축을 선언하며 국내에서 민자 SOC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SOC 투자개발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로 토목 관련 SOC 사업 확대 등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며 “그나마 건설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그간 토목사업 비중을 줄여 관련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SOC 관련 공공공사에 대한 대형사의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수익성도 나빠져 업체들이 멀리한 탓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 담합 사건으로 대형 건설사가 토목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졌다. 이들 건설사는 그러나 최근 SOC 관련 대형 사업 발주가 늘어날 기조가 나타남에 따라 사업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철도나 도로망 등 대형 토목공사는 중견사가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만큼 사업기회가 열리는 부분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OC 인프라 개선 사업을 지원하는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늘렸고, 24조원 규모의 SOC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시켰다. 여기에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반면 보유세 강화 등 국내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 지속되면서 관련 사업 전망은 어둡다. 
 
앞서 올해 정부 예산안 중 SOC 분야 예산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1조3000억원이 늘어난 19조8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19조원)보다 약 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생활 SOC에 투자할 예산이 8조8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5조8000억원)보다 무려 50% 늘어난 액수다. 정부는 6월까지 생활 SOC 예산의 64%인 5조5000억원을 조기 배정해 사업 예산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진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달 24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다. 주로 지방자치단체 숙원 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 결정을 내렸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방 일자리 확대 등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SOC 분야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최근 주택시장 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 침체를 넘어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값을 잡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SOC 분야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27일로 확정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남북 경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경협의 수혜자는 철도와 도로 등 SOC에 특화된 대형 건설사가 유망하다. 북한이 현재 가장 시급하게 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동안 남북 경협 관련 전담부서를 마련하지 않았던 현대건설도 지난 1월 관련 부서를 꾸리면서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등 과거 대북 관련 공사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이번 남북 경협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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