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의 굴욕…메리츠 뛰는데 미래에셋·NH·삼성·한투 뒷걸음질


증시 부진에 전반적 실적 악화…"저점 찍고 개선 전망"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2-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증권사 중 몸집이 가장 큰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굴욕을 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딩 손실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신들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메리츠종금증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69억원으로 전년(967억원)보다 70%가량 감소했다.
 
주식 거래대금과 신용잔고 감소, 금융상품 판매 부진 등 업종 전반에 악영향과 함께 주식 운용 부문에서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반영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대우는 고유자산 투자와 관련해 국내외 증시 노출도가 다른 증권사보다 높아 시황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큰 편이다.
 
삼성증권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376억원으로 38%가량 감소했다. 증권업에 공통으로 작용한 악영향과 함께 주식시장 하락으로 트레이딩 손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아 시장 위험에 민감하다.
 
NH투자증권도 80%가량 줄어든 116억7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이 속한 한국금융지주는 935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 두 회사도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트레이딩 손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들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유일하게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증권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원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순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시장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수익이 줄었지만 기업금융 등의 강점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국내외 증시가 하락하면서 증권사의 수익이 급감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수익은 감소했지만 IB 부문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이랜드 사모사채 이자와 독일 부동산 매각이익, 항공기 인수금융 셀다운 등의 영향으로 1000억원이 넘었고 금융 수지 이익도 6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사의 전반적인 실적은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차츰 완화되면 지난해 4분기를 최악으로 분기 실적은 차츰 개선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수 급락이 없다면 발행된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과 추가발행이 가능하고 헤지 운용상의 손실도 축소될 것으로 보이고 자산 평가 손실도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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