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시장, 연초부터 '삐그덕'


최대어 현대오일뱅크·기대주 바디프랜드, 상장 지연 가능성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1-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연초부터 삐걱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최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지분을 매각해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고, 기대주로 꼽히던 바디프랜드도 대표가 형사입건되는 등 잡음이 나오면서 IPO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우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최대 1조80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런 사실을 공시하면서 지분 매각이 마무리된 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목적이 이번 거래로 어느 정도 달성된 만큼 IPO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시 공모 규모는 2조원 정도로 예상됐는데 아람코가 1조8000억원에 지분을 매입하면 IPO를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대부분을 채우게 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IPO를 통해 얻으려던 현금 유입 효과와 현대오일뱅크 주식의 할인율 해소란 목표가 사실상 달성됐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상장할 이유는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IPO는 대주주의 지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상장에 대한 태도 변화를 예상하는 근거다. 지분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현대오일뱅크에서 받는 배당금이 줄어들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6372억원을 배당했는데 배당금의 대부분은 지분율 90%을 넘게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의 몫이었다.
 
안마의자 업체인 바디프랜드도 박상현 대표가 직원에게 연장근로수당과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형사입건되면서 IPO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핵심 상표권을 사내이사 개인 명의로 출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잡음은 기업가치를 끌어내려 상장을 연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두 회사의 상장이 무산되면 올해 IPO 시장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공모금액은 총 8조~10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두 회사가 4분의 1 정도인 2조4000억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대어급이나 일반투자자에게 잘 알려진 기업들의 상장은 규모 뿐 아니라 시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중요한데, 만약 현대오일뱅크와 바디프랜드의 상장이 어려워지면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IPO 시장이 지난해만큼 침체되지는 않겠지만 기대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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