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국내 차업계 "올해 변수" 한 목소리


예비재고 여유·부품업체 다변화로 일단 안도…"기술력 있는 전장 부품 국산화 필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1-01-27 오전 5:31:16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생산 중단과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이 기회에 전장부품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의 수급은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문제인 만큼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차와 기아는 최소 1개월분의 재고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 규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겪으면서 소량을 주문 즉시 생산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에서 만약을 위한 예비 재고를 확보하는 ’저스트 인 케이스(Just In Case)’로 전략을 변경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최소 몇 십개의 반도체 부품공급자들로 계약을 다변화하고 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해외 본사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어서다. GM의 경우, TSMX의 재고 확보를 요청하고 부품 고급사에도 1년치 재고 확보를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본격적인 친환경차 생산을 앞두고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생산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가 PC, 스마트폰 등 타 산업용 반도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마진이어서 생산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사들의 핵심사업이 아니다. 한 예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제조업체 TSMC의 매출 중 차량용 반도체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400억 달러로 반도체 시장 내 10% 비중이다. 
 
문제는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이 중장기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회사들은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에 최대 용량으로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다. 차량용 반도체용 라인 증설이 필요한데 여기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세계 반도체 회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글로벌 2와 3위 업체인 네덜란드의 NXP반도체와 일본의 르네사스테크놀리지에 이어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제조업체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15%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이 인상되면 자동차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자동차의 구매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생산원가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생산원가 내 비중은 2% 수준"이라며 "자동차 내 전장 시스템의 채택 비중이 상승하면서 생산원가 내 비중도 6% 이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를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국산 제품의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주로 독일 인피니온이나 네덜란드 NXP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세계 1위와 2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기술력이 뛰어나 품질 측면에서 거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장 부품이 지금은 30% 수준이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 앞으로는 70%까지 차지하게 된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요은 앞으로도 최소 2배 이상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다 할 차량용 반도체가 없는 만큼 국산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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